1년 만에 20%→57.3%… UX 디자이너가 AI를 쓰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다

2026년 8월

불과 1년 전만 해도 UX 디자이너에게 AI는 주로 글을 써주고, 리서치를 요약하고, 아이디어를 정리해주는 도구였습니다.

그런데 1년 만에 상황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AI를 프로토타이핑과 와이어프레이밍에 사용하는 디자이너가 약 20%에서 57.3%까지 늘었습니다. 한 프로젝트에서 이전보다 더 많은 디자인 시안을 만든다는 응답도 21.2%에서 38.4%로 증가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AI를 쓰는 디자이너가 많아졌다”는 사실이 아닙니다.

AI에게 맡기는 일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AI에게 아이디어를 물었다면, 이제는 그 아이디어를 실제로 클릭하고 테스트할 수 있는 화면까지 만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변화는 앞으로 UX 디자이너에게 꽤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화면을 만드는 속도가 모두 빨라진다면, 디자이너의 진짜 실력은 어디에서 차이가 날까요?

AI가 ‘생각을 도와주는 도구’에서 ‘직접 만들어보는 도구’로 바뀌었다

Designlab은 2025년 말 UX·프로덕트 디자이너 200명 이상을 대상으로 AI 활용 현황을 조사했습니다. 응답자는 SaaS, 금융, 교육, 헬스케어, 이커머스 등 여러 산업에서 일하고 있었고 경력도 2년부터 25년 이상까지 다양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약 58%의 디자이너는 AI가 자신의 업무에 ‘중간 이상’으로 통합됐다고 답했습니다. 전년도에는 44.3%였습니다. 반대로 AI를 업무에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3.9%에서 6.1%로 줄었습니다.

AI가 더 이상 몇몇 얼리어답터만 사용하는 실험적인 도구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가장 크게 변한 영역은 프로토타이핑이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AI를 어디에 사용하는가입니다.

UX Writing이나 리서치 정리처럼 텍스트 중심의 업무는 여전히 많이 사용됩니다. 하지만 가장 큰 변화는 프로토타이핑과 와이어프레이밍에서 나타났습니다.

2025년에는 약 20% 수준이었던 사용률이 2026년 조사에서는 57.3%까지 뛰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이런 변화입니다.

예전에는, 아이디어 → AI에게 질문 → 디자이너가 직접 화면 제작이었다면, 이제는,아이디어 → AI → 작동하는 Prototype → 바로 확인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AI가 단순히 “어떻게 디자인하면 좋을까요?”라고 물어보는 대상에서, 아이디어를 눈앞에서 실제로 움직여보게 만드는 도구가 된 것입니다.

진짜 변화는 ‘더 빨리 만든다’가 아니라 ‘더 많이 시험한다’는 것이다

AI 프로토타이핑 이야기를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점은 속도입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60%의 디자이너는 AI 덕분에 반복적인 업무 시간이 줄었다고 답했고, 28.7%는 디자인을 더 빠르게 출시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UX 관점에서는 속도보다 더 중요한 변화가 있습니다.

AI를 사용하면서 이전보다 더 많은 디자인 Variation을 만든다는 응답이 21.2%에서 38.4%까지 증가했다는 것입니다.

실패해도 다음 안을 만드는 비용이 줄어든다

예를 들어 쇼핑 앱의 검색 UX가 좋지 않다고 생각해봅시다.

예전에는 디자이너가 시간을 들여 새로운 검색 화면 하나를 만든 뒤 검토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여러 가능성을 빠르게 시험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가설은 “필터가 너무 복잡해서 사용자가 원하는 상품을 찾지 못하는 것 아닐까?”일 수 있습니다. 그러면 필터를 단순화한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테스트해봅니다.

그런데 테스트 결과 필터가 문제가 아니라 상품 카드에 정보가 부족해서 비교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두 번째 프로토타입에서는 상품 카드의 가격, 배송, 리뷰 정보를 강화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안에서는 아예 검색보다 AI 추천을 먼저 보여줄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세 화면 중 어떤 것이 더 예쁜가가 아닙니다.

어떤 가설이 실제 사용자 문제를 더 잘 해결하는가입니다.

AI는 이 과정에서 프로토타입 하나를 만드는 비용을 크게 낮춰줍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디자인 프로세스는 점점 이런 구조에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Problem → Hypothesis → Prototype → Test → Learn → Iterate AI가 특히 강한 영역은 Prototype과 Iterate입니다.

하지만 어떤 문제를 선택할지, 어떤 가설을 세울지, 테스트 결과를 어떻게 해석할지는 여전히 사람이 결정해야 합니다.

AI가 빨라질수록 오히려 디자이너의 ‘판단력’이 중요해진다

그렇다면 AI가 디자인을 잘 만들어주기 시작하면 디자이너의 역할은 줄어들까요?

이번 조사에서는 오히려 반대되는 신호가 보입니다.

AI 사용은 빠르게 증가했지만, AI가 만든 결과물을 완전히 믿는 디자이너는 거의 없었습니다.

AI가 생성한 디자인 결과물을 얼마나 신뢰하는지 1점부터 5점까지 평가했을 때 가장 많은 49.2%가 3점, 즉 ‘보통 수준으로 신뢰한다’고 답했습니다.

완전히 신뢰한다는 5점 응답은 단 1.6%였습니다.

화면은 그럴듯한데 UX는 틀릴 수 있다

AI의 가장 무서운 부분 중 하나는 틀린 결과도 꽤 그럴듯하게 만들어낸다는 것입니다.

예쁜 카드, 깔끔한 버튼, 그럴듯한 카피가 들어가 있으면 언뜻 보기에는 완성도가 높아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사용해보면 중요한 기능이 빠져 있을 수도 있고, 사용 흐름이 이상하거나 접근성 문제가 숨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조사에서도 56.8%의 디자이너가 AI 때문에 디자인 품질이 떨어질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AI 결과물이 겉보기에는 완성돼 보이지만 실제 사용성 문제를 숨길 수 있다는 걱정입니다.

결국 AI 시대에 디자이너가 해야 할 일은 단순히 Prompt를 잘 작성하는 것이 아닙니다.

AI가 만든 여러 안을 보고, “이건 왜 좋은가?”, “실제 사용자가 쓸 수 있는가?”, “이 화면에서 빠진 것은 없는가?”, “어떤 안을 버려야 하는가?”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제작 속도가 평준화될수록 판단력의 가치가 오히려 높아지는 것입니다.

AI가 만든 여러 UI 디자인을 비교하며 가장 적절한 UX를 판단하는 디자이너

Figma Make 71.4%, 이제 하나의 AI만 잘 써서는 부족하다

사용하는 도구에서도 재미있는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AI는 여전히 ChatGPT 83.5%였습니다.

하지만 디자인 영역에서는 Figma Make가 71.4%로 상당히 높은 사용률을 보였습니다. 지난해 조사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도구가 짧은 시간 안에 많은 디자이너의 워크플로에 들어온 것입니다.

Claude는 14%에서 39.5%, Perplexity는 9%에서 24.3%, Microsoft Copilot은 7%에서 22.7%로 증가했고, Lovable 역시 27%의 사용률을 기록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떤 AI가 1등인가?”가 아닙니다.

디자이너들은 AI를 용도별로 나눠 쓰기 시작했다

Designlab은 현재 디자이너들이 하나의 AI로 모든 일을 처리하는 대신 여러 AI를 목적에 따라 조합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ChatGPT / Claude → 리서치와 문제 정의 → Figma Make → Prototype → 사용자 테스트 → Figma → 최종 디자인

ChatGPT가 Figma를 대체하거나 Figma Make가 모든 디자인 툴을 대체하는 것이 아닙니다.

각 도구가 디자인 프로세스의 특정 부분을 더 빠르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중요한 능력은 특정 AI 툴 하나를 ‘마스터’하는 것보다 내 디자인 프로세스에 AI를 어디에 넣어야 효과적인지 설계하는 능력에 가까울 수 있습니다.

툴은 계속 바뀌지만 Workflow는 남기 때문입니다.

다음 단계는 ‘AI를 쓰는 디자이너’에서 ‘AI를 설계하는 디자이너’다

이번 보고서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따로 있습니다.

Designlab은 올해 처음으로 디자이너들이 AI가 들어간 제품 기능을 직접 설계하고 있는지도 조사했습니다.

AI-powered Product Feature 설계가 업무의 핵심이라는 응답은 6.5%, 자주 한다는 응답은 11.9%였습니다. 아직 높은 비율은 아닙니다.

하지만 ‘탐색하기 시작했다’는 응답은 36.8%, 어느 정도 설계하고 있다는 응답은 29.7%였습니다. 아직 초반이지만 상당수 디자이너가 이미 AI 기능을 설계하는 영역으로 들어가기 시작한 것입니다.

질문이 완전히 달라진다

AI를 디자인 도구로 사용할 때는 이런 질문을 합니다.

“AI로 이 화면을 더 빨리 만들 수 있을까?”

하지만 AI가 제품 자체에 들어가기 시작하면 질문이 달라집니다.

“사용자는 AI에게 무엇까지 요청할 수 있을까?”

“AI가 틀리면 어떻게 수정할까?”

“AI가 확신하지 못한다는 것을 어떻게 알려줄까?”

“사용자 대신 실제 행동을 실행하기 전에 확인을 받아야 할까?”

“잘못 실행했다면 어떻게 되돌릴까?”

Designlab 역시 AI 기능을 설계할 때 입력, 제약 조건, 피드백, 실패 상태, 불확실성 표현과 복구 경험이 중요한 문제라고 설명합니다.

이 지점이 최근 많이 이야기되는 Agent UX와도 연결됩니다.

AI가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것을 넘어 메일을 보내고, 상품을 주문하고, 일정을 변경하는 것처럼 실제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면 UX 디자이너는 버튼과 화면만 설계해서는 부족합니다.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언제 사용자에게 허락을 받아야 하는지, 실패했을 때 어떻게 복구할 것인지까지 설계해야 합니다.

그래서 AI 프로토타이핑을 ‘화면 만드는 법’으로만 배우면 부족하다

AI 프로토타이핑을 처음 접하면 자연스럽게 툴 사용법부터 배우게 됩니다.

“Figma Make에서 앱 화면 만들기”

“Lovable로 웹사이트 만들기”

“Prompt 하나로 Dashboard 만들기”

물론 이런 방법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AI 기술이 계속 좋아지면 화면을 생성하는 행위 자체는 점점 쉬워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경쟁력은 그보다 앞뒤에 있는 과정에서 생깁니다.

앞으로 중요해질 네 가지 능력

첫째, 문제를 정확하게 정의하는 능력입니다. AI에게 무엇을 만들라고 요청하기 전에 왜 그것을 만들어야 하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둘째, 검증할 가설을 만드는 능력입니다. 화면 하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용자 행동을 확인할 것인지 정해야 합니다.

셋째, AI 결과물을 평가하는 능력입니다. 멋있어 보이는 화면과 실제 사용하기 좋은 화면을 구분해야 합니다.

마지막은 빠르게 버릴 수 있는 능력입니다. 프로토타입 제작 비용이 낮아지면 하나의 디자인을 끝까지 고집하는 것보다 틀렸다는 사실을 빨리 확인하고 다음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이 더 중요해집니다.

결국 AI 시대의 좋은 프로토타이핑은

빠르게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빠르게 배우는 방법에 가깝습니다.

그렇다고 디자이너가 곧 사라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번 설문에서 약 76%의 디자이너는 아직 AI 때문에 디자인팀 규모가 크게 줄거나 자신의 역할이 광범위하게 대체되는 상황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대신 어떤 일을 사람이 맡아야 하는지가 바뀌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AI가 반복 작업과 초기 실행을 더 많이 담당하면 디자이너의 역할은 제품 비전, 사용자 이해, 판단, 윤리, 전략 같은 영역으로 조금씩 이동할 수 있습니다. Designlab 역시 AI가 더 널리 보급될수록 차별화 요소가 단순한 효율성보다 Vision, Taste, Ethics, User Understanding 같은 영역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지적합니다.

쉽게 말하면 AI가 디자이너의 일을 없앤다기보다,

디자이너가 직접 손으로 만들어야 했던 일의 비중을 줄이고, 생각하고 판단해야 하는 일의 비중을 높이고 있는 것에 가깝습니다.

AI 시대, 화면을 빨리 만드는 능력만으로는 부족하다

Designlab의 2026 조사를 단순히 “UX 디자이너들도 이제 AI를 많이 쓴다”는 이야기로 보면 중요한 부분을 놓치게 됩니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AI가 디자인 프로세스 어디에 들어오고 있는가입니다.

불과 1년 전까지 AI는 주로 글을 만들고 정보를 정리했습니다.

이제는 Wireframe을 만들고, Prototype을 만들고, 여러 Variation을 생성합니다.

그리고 다음 단계에서는 디자이너가 AI가 들어간 제품 자체를 설계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결국 앞으로 Product Designer의 경쟁력은 Figma에서 화면을 얼마나 빠르게 그리는가보다,

좋은 문제를 찾고 → 가설을 세우고 → 빠르게 작동시켜보고 → 사용자에게 확인하고 → 잘못된 방향을 빨리 버리는 능력

에 더 가까워질 가능성이 큽니다.

AI가 Prototype을 빠르게 만들어주는 시대라면, 디자이너에게 더 중요한 질문은 “얼마나 빨리 만들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배웠는가?”가 될지도 모릅니다.

이 설문을 볼 때 알아둘 점

이번 조사는 2025년 말 Designlab 커뮤니티의 UX·Product Designer 2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됐습니다. 다양한 경력과 산업군이 포함되어 있지만 전 세계 모든 UX 디자이너를 대표하는 통계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또한 AI 툴 시장은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 특정 툴의 사용률 자체보다 AI 활용이 텍스트에서 프로토타입과 실제 제품 경험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방향성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 자료

Designlab, 「AI in UX & Product Design — 2026 Survey Report」. 2025년 말 Designlab 커뮤니티의 UX·Product Designer 200명 이상을 대상으로 AI 활용 방식, 도구, 문제점, AI 기능 설계 현황 등을 조사한 보고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