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설문 요약

지금은 9°C

대한민국 디자이너가 바라본
디자인 생태계는 어땠을까

설문 기간 : 2020. 06. 08~09 (2일 간)
참여 인원 : 200명
참여 대상 : 디자이너

제 주변에는 스타트업부터 에이전시, 크고 작은 규모의 인하우스에 디자이너 분들이 분포되어 있는데 디자이너로서 겪는 불합리한 상황들을 많이 듣고 보고 하면서 개선을 하기위한 사전 설문을 진행했어요. 전문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설문 한 것이 아니고, 디자이너 분들과 소통하고 조금이라도 더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기획을 하게 됐습니다.

직군마다 조금씩은 사정이 다를 수 있지만, 200명의 디자이너 분들의 업무 환경과 개개인이 느끼는 점을 살펴봤는데 제가 예상했던 결과와 달랐던 부분이 있어서 조금은 놀랍기도 하네요. 솔직히 온도로 비유하자면 -10°C정도 될 줄 알았는데 조금 쌀쌀한 9°C 정도 되는 것 같아요.

02설문 참여자 정보

200명의 다양한 디자이너 분들이 참여해주셨습니다 🙌

다양한 직군과 연차에 무작위로 설문을 요청한 것이 아니라 디자인베이스 채널과 오픈 카톡방에 홍보를 하다보니 제 채널을 봐주시는 분들의 특성이 어느정도 반영된 점 참고해주세요!

1년차부터 3년차 사이에 계신 디자이너 분들이 67%로 높았습니다. 저연차 분들의 생각이 어떤지 참고할 수 있는 좋은 데이터가 될 것 같습니다. 참여해주신 분들중에 7년차 이상이 13%나 되는 것도 놀랍네요!
UX/UI 쪽이 60%, 그래픽 디자인이 15%, 그 뒤로 편집, 브랜드 디자인, 영상 순이네요. 하지만, 하나의 직군만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이것 저것 다하는 멀티 플레이어가 있다는 사실..!

Q. 본인의 디자인 직군을 선택해주세요.

Q. 본인의 연차를 선택해주세요.

Q. 현재 다니고 있는 기업의 규모를 선택해주세요.

Q.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 내에 디자인 팀의 규모를 선택해주세요.

03진행하는 디자인 프로젝트에 대한 만족도

Q. 디자인 프로젝트에 대한 만족도를 선택해주세요.

원했던 프로젝트는 한 번도 해본적이 없다.(매우 불만족) / 원했던 프로젝트를 자주하고 만족스럽다.(매우 만족)

프로젝트를 만족하는 디자이너보다 불만족하는 디자이너가 두 배 많음

‘내가 원했던 프로젝트를 자주하고 만족스럽다’가 5점, ‘내가 원했던 프로젝트는 한 번도 해본적이 없다’가 1점이었는데 중간인 3점이 41%가 나왔습니다. 물론 매번 만족스러울 수는 없죠. 그런데 1점과 2점으로 불만족하는 분들의 비율이 약 40%가 나왔습니다.
1점(매우 불만족)을 주신 분들은 작업에 기대감이 높았던 것인지, 디자이너의 현실이 그런 것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본인이 원하는 작업을 조금이라도 할 수 있는 곳으로 가는 게 어떨까요.

04디자인 업무 강도와 양에 대한 만족도

Q. 디자인 업무 강도와 양에 대한 만족도를 선택해주세요.

너무 널널해서 심심할 정도다.(매우 여유로움) / 너무 많아서 화장실 가는것도 힘들다.(매우 바쁨)

디자이너 2명 중 1명은
숨가쁜 일상

‘일이 너무 많아서 화장실 가는것도 힘들다’가 5점, ‘너무 널널해서 심심할 정도다’가 1점이었는데 중간을 기준으로 점수가 높을 수록 바쁨, 매우 바쁨으로 평가하자면 47.2%로 디자이너 2명 중 1명은 높은 강도와 업무량에 힘들어하네요.
솔직히 선택지를 극단적으로해서 5점은 안나왔으면 하는데 11.9%가 나와서 마음이 아픕니다.
아래서 왜 이런 현상이 있을 수 밖에 없는지, 개선책은 무엇일지 빨리 살펴보도록 할게요.

05디자이너의 야간 근무 평균 횟수

Q. 평균 야근 횟수를 선택해주세요.

야근을 절대 안하는
디자이너가 20%?!

의외로 놀란 부분은 야근을 안하는 분들이 20%나 되고 하더라도 한달에 1~2번 하는 분들이 33.3%라는 것! 제가 생각한 최악의 결과는 아니라서 맘이 놓이네요. 문제는 일주일에 1~2회, 3~4회 하는 분들을 합쳐도 40%정도 된다는 것입니다. 야근이 문제가 아니라 주말 출근도 자주하는 분들은 8.5%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분들은 본인의 커리어나 포트폴리오에 도움된다거나 높은 연봉을 줘서 참고 있는게 아니라면 얼른 도망가세요.

06야간 근무 시 평균 퇴근 시간

Q. 야근을 하면 보통 몇시에 퇴근하는지 선택해주세요.

* 오후 7시가 정시 퇴근일 경우 10시쯤 퇴근하면 3시간 늦게 퇴근

야근 하지 말라고 말은 하면서,
일정 못 맞추면 주말 출근까지

야근의 횟수도 중요하지만, 초과 근무 시간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달에 1~2번 야근하는 분이 5시간 이상 야근을 하거나 일주일에 1~2번 야근하는데 1~2시간 야근을 하는 건 그나마 양호하다고 생각이 드네요.
근데 일주일에 2번 이상 야근을 하는데 5시간 이상 야근을 한다는 것은 어딘가 문제가 있는 거에요. 중간에 누군가 일을 안했거나 애초에 말이 안되는 일정과 인력배치로 인한 결과에요.

제 기준이지만 11시 넘어서까지 야근을 하면 다음날 업무까지 지장을 끼친다고 생각해요. 여러분의 열정으로 본인이 택한 야근하는 거라면 괜찮지만, 자정 넘어서 택시타고 가는 것이 익숙하신 분들은 스스로를 아낄 필요가 있어요.

07본인의 디자인 실력에 대한 평가

Q. 본인의 디자인 실력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를 해주세요.

우리에겐 실력뿐만 아니라
자신감도 필요해요

디자이너 분들의 62%가 평균 실력은 가지고 있다고 답변주셨어요! 아주 바람직해요. 저도 밥값은 하거든요.
본인 연차대비 '실력이 뛰어나다'가 12.9%, '부족하다'가 21.9%로 상대적으로 자신감이 약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디자인 실력은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에 잘하고 못하고의 기준이 사람마다 다를 수 있어요. 하지만, 본인 스스로가 생각해도 많이 부족하다고 느껴진다면 노력은 해야겠죠?!

실력은 본인의 노력에 따라 올라가는 거니까 꾸준히 노력하시면 해결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 아닐까 싶어요. 자신감을 장착하세요. 그래야 남들을 설득할 수 있으니까요!

08디자인 실력을 높이기 위한 방법

Q. 본인의 디자인 실력을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시나요.

*해당 질문은 다중 선택이 가능합니다. 해당 항목 외에 다른 방식으로 공부한 부분이 있다면 기타로 적어주세요.

기타 : 벤치마킹 및 독서, 구글 검색, 레퍼런스 수집, 사이드프로젝트, 개인작업, 잠잘 시간도 없는데 자기개발 시간은 사치, 전시회 작품 감상

온라인 강의와 오프라인 학원은 우리의 친구

저는 독학을 좋아해서 학원을 다녀보진 않았지만, 2명 중 1명은 학원을 다니는 중이거나 다녔던 경험이 있네요. 온라인 강의를 듣는 분들은 56.7%, 디자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스터디를 하시는 분들은 20%로 나왔어요.

반대로 회사 업무 외에 따로 하지 않는 분들도 20%가 되네요. 업무강도가 높고 잦은 야근인 상황에서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너무 과한 업무 시간을 주는 곳이라 판단이 든다면 도망치세요.

기타에 적어주신 내용들
1. 글로 정리된 아티클을 보며 공부하는 방법
2. 레퍼런스를 수집하고 모작해보기
3. 포트폴리오를 위한 개인 작업이나 사이드프로젝트
그 외에도 공모전이나 전시회를 가서 인사이트를 얻는 방법도 있네요.가장 슬픈 것은 ‘잠잘 시간도 없는데 자기개발시간은 사치’라고 적어주신 분이 있네요…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도망치세요.

09연봉에 대한 만족도

Q. 본인의 실력과 업무량을 감안했을 때 연봉에 대한 만족도를 선택해주세요.

*연봉은 민감한 질문이기 때문에 상대적인 본인의 느낌을 선택해주세요.

연봉 역시 절반은 불만족,
도망쳐야 할 분들은 약 15%

적정선으로 받는 다고 생각하는 분들의 비율이 35%! 조금 받는다고 느끼는 분들의 비율이 47%로… 2명 중 1명은 불만족스럽게 느낍니다. 물론 연봉은 예민한 사항이라 수치로 적지 않고 상대적으로 본인이 느끼는 감정을 선택한 결과값이기 때문에 조금은 온도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당연히 본인 연봉에 만족하긴 어렵지만 주변에서 도망가라고 할 정도인 분들이 14%나 되는 것이 슬픈 현실이네요. 14%면 생각보다 큰 수치입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연봉 협상에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10우리나라 디자이너의 업무 환경 평가

Q. 우리나라 디자이너의 업무 환경 혹은 생태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선택해주세요.

부정적인 평가 88%
중립 9%
긍정적인 평가 3%

디자인 생태계에 매우 부정적(1점)으로 생각하는 비율이 48%, 부정적(2점)으로 생각하는 비율이 40%로 압도적으로 어두운 평이 나왔네요.
그와중에 긍정적으로 느끼는 분들은 3%! 긍정긍정 열매 소유자로 인정합니다. 근데 충격적인 것은 매우 긍정적(5점)으로 생각은 0표를 받았습니다. 전체 질문 중 1표도 선택받지 못한 유일한 선택지네요.

Q. 긍정적으로 체크했다면 디자이너가 다른 직업과 다른 좋은 점은 어떤거라고 생각하시나요?

긍정적인 이유 👍

자유로운 출근 복장이 56%네요. 2명중 1명은 프리랜서로 언제든지 돌아설 수 있는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Q. 부정적으로 체크했다면 디자이너가 힘든 근본적인 요인이 어떤거라고 생각하시나요?

부정적인 이유 👎

우리의 현실을 마주할 용기를 가져봅시다. 사실 주변 디자이너분들과 이야기를 하며 정리한 질문을 넣으면서 너무 서로 연관된 문제들이 많아 어떻게 나눌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디자인은 단지 이쁘게 하는 것으로 치부하고 하기 쉬운 것으로 생각하는 주변 시선'이 65.8%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하청의 하청의 하청... 프로젝트 기간은 짧아지고 비용은 낮아지고 허들(컨펌라인)은 높아지는 폭탄 돌리기 게임같은 현실’이 2위를 차지했고, ‘아웃소싱 플랫폼에 비정상적으로 낮게 형성된 단가’가 3위를 차지 했네요.

다들 문제점에 대해서 비슷한 인식을 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디자이너들 끼리 무한 경쟁, 표면적인 스킬로 전문성 떨어짐, 당연시되는 열정페이 등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지만, 아래 해결책에 대한 질문 답변을 보며 개선점을 찾아보도록 해요.

11업무 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

Q. 디자이너의 업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은 무엇이 있을까요?

기타 : 경력 부풀리기 금지, 본인의 영역이 아닌 작업은 못한다고 하기, 납득 갈만한 단가표 제작, 클라이언트에게 간단한 디자인은 없다고 심어주기 등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할 노력은 노예근성을 버리는 것

‘열정페이를 단호하게 거절하는 우리의 태도 (노예근성 버리기)’가 65.2%로 가장 높은 선택을 받았습니다. ‘디자이너들의 단합 (최소한의 인간적인 대우를 받을 만한 단가는 지키기)’ 역시 높은 선택을 받았습니다. 당장에 제도적인 부분이나 사회적인 인식을 바꾸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당장 우리끼리의 단합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내일의 밥값을 위해 일을 하는 분들은 단가를 조금이라도 낮게 받아서 본인이 해야 되는 상황은 이해를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한명 두명 낮추다 보면 모두 같이 파멸하는 행위입니다.

우리가 해야할 과제는 전문성을 기르는 것과 전문성을 대우받는 단가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주변 시선을 바꾸기 위해서는 디자인이 이쁘기만 한 것이 아님을 알려줄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본인의 실력이 낮은데 비싼 돈을 받고 하는 것도 잘못됐고, 싼게 비지떡인 것을 알려줘야 합니다.

12디자이너들의 한마디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살기위해

너무나도 다양한 의견을 주셨어요. 재밌는 의견들도 종종 있네요! 작성해주신 의견 200개 모두 올리고 싶지만.. 시간이 오래걸리는 관계로 중복된 내용을 제외하고 몇가지로 추렸습니다.

죽기살기로 일하지 않기 그러다 죽는다
일반 대중들에게도 디자인이라는 인식 자체가 개선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보다 많은 이들이 디자인을 접해 보면서 단순 시각적으로 눈요깃거리에서 머무르지 않아야 디자이너들의 전문성이나 처우가 나아질 것이라 봅니다.
무작정 바라지 않고 대우 받으려면 준비등 최소한의 능력은 있어야 한다
경력 /경험 부풀리기 등을 추려낼 수 있었으면.. (본인 혼자 한것도 아니고 1년차인데 5년차로 부풀려말하는..경력을 산정하는 객관적인 기준이 있었으면 좋겠다)
디자인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디자인에 대한 논리적인 설득이 필요한것 같다 (하지만 받아들이는 사람 나름인듯)
디자이너가 아닌 다른사람의 인식을 바꿔야 하고 그러려면 결국 디자이너 자체도 그런 설득력있는 존재가 되어야
자판기 누르면 툭 튀어 나오듯이 쉽게 쉽게 만들거라는 사람들의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속적인 멘토링이나 스터디, 활발한 정보교류, 갑의 부당한 대우에 대한 을들의 단합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낮추지 말자.
열정페이가 없어져야하며 야근시 합당한 야근수당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
디자이너라는 직업과 자신의 연차의 걸맞은 퍼포먼스가 뒷받침되어야할 것이며 적어도 타직군의 사람들의 피드백에 자신이 한 작업에 대한 정확하고 설득을 할 수 있을 생각과 말솜씨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단지 아웃풋을 잘 내는 것을 넘어서 그 아웃풋을 뒷받침할 이론적 상식도 필요하고 그걸 설명해줄 커뮤니케이션 스킬또한 필요하다고 본다. 그렇게 되었을때 우리 디자이너들의 목소리들이 모여 좋은 환경이 만들어 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불합리한 연봉과 처우를 당연시 여기면 안된다.
회사는 그렇다쳐도 프리랜서들이 싸게해주겠다는 말 좀 안했으면 좋겠어요
디자인을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라는 타직종 사람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합니다
불합리한 것을 모두가 한다고해서 당연하게 여기지않고 최소한 경각심이라도 갖는다

결론

돈까스 사먹을 돈으로 소고기를 원하거나, 돈까스를 소고기 값으로 파는 행위는 멈추세요

잘하는 사람이 더 좋은 대우를 받는 것은 당연한 겁니다. 하지만, 본인만 살겠다고 단가를 터무니없이 내리거나 실력이 없는데 돈을 부풀려 받아서 누군가의 사업에 해를 끼치는 행위조차 디자인을 바라보는 시선에 선입견을 만드는 일입니다.
또한, 부당함에 대해서는 거부할 권리가 있습니다. 웹 디자이너로 고용해서 로고, 패키지, 영상 디자인, 회사 소셜 계정 운영, CS 업무까지 말도 안되게 시키는 것에 대해서 못한다고 당당히 거절하세요. 디자이너로서 실력 쌓기와 동시에 이뤄져야 할 것은 노예근성은 버리기 같아요. 우리의 능력은 남들이 하지 못하는 능력이라는 것을 잊지마세요.

우리의 뇌를 치는 일화가 있습니다. 파리의 한 유명한 화가가 앉아있었는데 한 여인이 나를 그려주면 그림에 대가를 지불하겠다고 요청을 했습니다. 화가가 몇 분만에 그림을 그리고 그녀에게 말합니다. 50만 프랑입니다.(약 8,000만원)
그러자 화가 난 여인이 말합니다. "아니, 겨우 몇 분 동안 나를 그려놓고 어떻게 50만 프랑이나 받을 수 있죠?" 그러자 그 화가가 이렇게 말하죠.

"방금 나는 연필질을 몇 분밖에 하지 않았지만
당신을 이렇게 그릴 수 있게 되기까지 40년이 걸렸소."
- 파블로 피카소 일화 -

피카소 일화 출처 : 1boon '5분만에 그린 그림이 8천만원이 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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